선발라인업
주전 골키퍼 김승규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조현우가 키퍼 장갑을 착용합니다. 포백은 설영우, 김민재, 김영원, 김태환이 출전하였고 지난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 후반전과 동일한 구성입니다. 김민재와 김영권의 수비 라인은 303일만에 가동됩니다. 중원에는 이재성과 황인범이 위치하고 정우영, 손흥민, 이강인이 조금 높은 라인에 위치합니다. 원톱은 조규성입니다.
전반전
김영권의 롱패스를 오른쪽 측면에서 김태환이 잘 받습니다. 수비하러 내려온 풀백을 벗겨내고 크로스를 하지만 조규성의 머리에 닿기 전 수비수가 먼저 헤딩 클리어링을 합니다. 세컨볼을 받아 다시 공격을 진행하고자 김영권이 볼을 로빙 스루패스로 연결했으나 골라인을 살짝 넘어가 버립니다. 짧은 패스로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롱패스로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노린 점이 괜찮은 시도였다고 보여집니다.
이어서 전반 12분에 이어진 다음 공격에서 설영우가 좌측 코너부근에서 공을 소유하여 풀백을 벗겨내고 오른발로 크로스를 시도합니다. 이재성이 뛰어들어가며 머리를 내밀었으나 수비수가 거의 동시에 먼저 걷어냅니다. 보다 수비적인 역할이었던 이재성이 변칙적으로 뛰어들어오며 공간이 생겼으나 상대 수비가 잘 막았다고 보여집니다. 이후 세컨볼 찬스에서 김영권이 우측 김태환에게 연결하려고 패스하였으나 정확도가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전반 13분에는 후방에서 공을 돌리던 수비수들의 터치가 불안했던 점을 파고들어 말레이시아의 공격수가 오픈 찬스를 맞이했습니다. 김민재가 빠른 커버를 통해 수비에는 성공하였으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의 실수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상황입니다.
전반 14분에는 중앙 부근에서 손흥민이 가슴으로 공을 쳐 내려놓고 페널티박스까지 질주하게 됩니다. 최종 수비수 두 명을 헛다리로 벗겨낸 손흥민의 슈팅은 상대 키퍼의 오른손에 걸려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게 됩니다. 굉장히 빠르고 좋은 슈팅이었지만 뒤에 따라오던 정우영과 살짝 겹치기도 했고, 골키퍼가 동물적으로 반응한 상황.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섭니다. 이번 장면은 손흥민의 개인 능력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 20분에 대한민국의 첫 골이 나옵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정우영의 헤딩이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향했으나 골키퍼가 뒤늦게 막아낸 상황. 바로 골 선언이 나오지 않았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골이 인정됩니다. 세트피스로 한 골 기록하는 대한민국입니다.
전반 34분 김태환이 우측면에서 드리블 돌파 후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살짝 높았습니다. 떨어져 나온 세컨볼을 이강인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보았으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골키퍼 품으로 향합니다. 탄력을 받았는지 이강인은 7분 뒤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골문을 노려봤지만 슈팅이 다소 약했습니다. 중거리슛이 부족했던 이번 대회의 단비같은 슈팅입니다. 슈팅 시도 자체는 좋았다고 보여집니다.
전반 43분에는 손흥민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풀백 설영우가 왼발로 조규성을 향한 짧은 크로스를 올립니다. 공이 조규성의 머리에 잘 배달되었으나 헤딩이 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선방에 가로막힙니다. 조규성의 헤딩을 활용했던 첫 유효 슈팅이 나왔고 꽤나 위협적이었지만 골이 들어갈 수 있는 각도가 다소 좁은 것이 흠입니다. 짧은 크로스보다는 조금 길게 손흥민에게 주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규성의 위치도 사실 슈팅 각도 상 좋은 위치는 아니었습니다.
전반 막바지에도 손흥민과 설영우가 좌측을 흔들며 조규성을 향한 크로스를 올렸지만 너무 앞쪽으로 주면서 조규성이 발을 대지 못했습니다. 크로스를 활용한 슈팅 시도가 자주 있었지만 유효 슈팅의 정확도가 낮은 것이 대체적으로 많았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밀집 수비를 하였지만 완전히 수비를 모두 내린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너무 중앙을 통해 뚫으려고 하는 시도보다는 롱패스나 측면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좋아보입니다.
후반전
50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받은 황인범의 뒤에서 상대 선수가 공을 빼앗아 냅니다. 황인범이 쓰러져 있고 반칙은 선언되지 않는 상황. 말레이시아 측면 공격수가 슈팅을 시도하지만 빠른 커버로 1차 방어에 성공하지만 세컨볼은 상대 선수의 발로 향합니다. 말레이시아는 드리블을 통해 조현우 키퍼를 앞으로 나오게 한 뒤 빈 골문에 볼을 집어넣습니다. 김영권이 골문을 커버했지만 소용없는 일입니다. 빌드업 과정에서 턴오버가 일어났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가 커버를 늦게 들어왔고 남은 수비수들만이 수비해서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57분, 말레이시아가 좌측 측면으로 돌파하여 크로스를 올렸습니다만 설영우가 공을 걷어내다가 상대 공격수의 다리를 차고 맙니다.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말레이시아가 이를 성공시키면서 2대 1 역전을 만들어 냅니다. 볼 클리어링 과정에서의 실수가 역전의 스노우볼이 되었습니다. 조별리그 과정에서 득점이 없었던 말레이시아에게 2점이나 내주는 대한민국입니다.
66분,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수비수가 뒤를 따라가보지만 말레이시아 선수는 모두 뿌리칩니다. 결국 슈팅을 통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말레이시아.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지만 역습 상황에서 수비 효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74분,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변경한 손흥민이 왼쪽을 부수고 있습니다. 왼발잡이인 김진수, 홍현석과 같이 왼쪽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는 손흥민은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리고 있습니다. 김진수는 세컨볼을 바로 슈팅으로 연결해보지만 골문을 외면합니다.
80분, 중앙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개인기로 수비수들을 벗겨내다가 밀쳐집니다.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강인이 직접 골문 우측 구석으로 때려 넣으면서 2대 2 동점을 만듭니다. 크로스바에 맞은 공이 키퍼 손에 걸려 다시 골문으로 향했으므로 자책골로 기록됩니다. 프리킥 정확도가 많이 올라간 이강인입니다.
90분, 손흥민과 홍현석이 좋은 장면을 만듭니다. 손흥민이 홍현석에게 내준 볼을 홍현석이 오현규에게 땅볼 크로스. 상대 수비수 2명의 태클과 밀침을 받아 넘어지는 오현규입니다. 이 장면을 심판이 PK로 판정하면서 대한민국에게 역전 찬스가 주어집니다. 손흥민이 여유있게 골을 성공하며 3대 2로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제 한일전이 가까워집니다.
경기가 거의 끝나고 추가 시간까지 모두 소진된 상황. 잠시 압박을 풀었던 대한민국의 수비를 말레이시아가 뚫고 골을 만들어 냅니다. 스코어는 3대 3. 순식간에 조 2위로 내려가는 대한민국. 김민재가 앞에 있었지만 다리 사이로 슈팅이 빠지면서 조현우의 손을 외면합니다. 말레이시아는 몇십년만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게 됩니다.
다음 경기는 사우디전
16강 상대는 사우디로 정해졌습니다. 사우디는 명장 반열에 오른 만치니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피파 랭킹은 56위로 이번 아시안컵 F조에서 2승 1무를 기록했습니다. 상대가 태국, 오만, 키르기스스탄이었지만 대한민국도 중동 2팀에 말레이시아가 있던 상황이기에 사우디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선수들을 써봤으면 합니다. 조규성의 헤딩이 잘 통하지 않는 시점에서 보다 빠르고 악바리의 오현규를 투입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홍현석의 공간 침투와 손흥민과의 연계도 좋아 보입니다. 이재성이 물론 높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커버하는 곳이 많긴 합니다. 김진수는 짧은 시간이지만 왼쪽 풀백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공격 작업에서 오버래핑이 좋았고 세컨볼에 대한 집중력도 높았습니다. 황희찬 역시 부상에서 회복하여 황소같은 모습을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 기대가 됩니다. 이번 대회 이강인의 활약이 다소 미미합니다. 잠시 휴식을 주고 16강에는 후반 조커로 투입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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